퀸의 팬이거나 락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보았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적인 락밴드 퀸(Queen)과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했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관객들이 영화 속 퀸의 명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Sing-Along) 상영관'이 열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다양한 패러디도 등장했으며, 퀸을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도 확실하게 퀸의 노래를 기억하게 되었다.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결성 과정 비교
영화에서는 프레디 머큐리가 공연장에서 퀸의 멤버들을 만나 즉석 오디션을 통해 밴드에 합류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의 강렬한 첫인상과 뛰어난 보컬 실력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실제로는 프레디가 원래 Smile이라는 밴드의 팬이었고, 이 밴드에는 브라이언 메이(Brian May)와 로저 테일러(Roger Taylor)가 있었다. Smile의 베이시스트 팀 스태펠(Tim Staffell)이 밴드를 떠나면서 프레디가 자연스럽게 그의 자리를 이어받았고, 영화처럼 극적인 오디션은 없었다.
프레디는 어린 시절부터 '프레디'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머큐리'라는 성은 퀸 활동 초기부터 만든 예명이었다. 영화에서는 그가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이름을 찾은 것처럼 그려져 머큐리라는 이름에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듯 한데, 실제로는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한 상징적 선택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영화적 각색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프레디의 진정한 정체성과 성장 과정을 다소 단순화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Bohemian Rhapsody' 제작과 음반사와의 관계
'Bohemian Rhapsody'는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구성으로 유명하다. 노래 구성이 참신하고 고조되어 가는 느낌이 독특해 지금 들어도 충격적으로 좋다. 덕분에 퀸의 대표노래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영화 속에서도 복잡한 녹음 과정과 멤버들의 창의적 시도가 잘 드러난다. 실제로 퀸은 수많은 오버더빙과 실험적인 기법을 통해 곡을 완성했고, 녹음 과정은 길고 힘들었다. '갤릴레오(Galileo)' 부분을 반복 녹음하며 고생한 일화도 사실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음반사와의 갈등이 다소 극적으로 나온다. 음반사가 곡의 길이가 길다는 이유로 발매를 거부하고,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곡을 틀지 않으려는 모습이 나온다. 실제로는 퀸이 DJ 케니 에버렛(Kenny Everett)의 도움으로 곡을 방송에 내보냈고, 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Bohemian Rhapsody'는 영국 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사랑받았다. 영화 개봉 후에도 다시 한 번 보헤미안 랩소디 노래가 이곳 저곳에서 들려왔다.
프레디의 사생활과 'Live Aid' 공연의 진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1985년 'Live Aid' 공연이다. 영화에서는 프레디가 HIV 진단을 받은 직후 밴드와 재결합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프레디가 1987년에 HIV 진단을 받았고, 퀸은 'Live Aid' 이전에도 활발히 활동 중이었다. 영화 속처럼 공연을 위해 다시 뭉친 것은 아니었다. 이 또한 영화 스토리의 맛을 더하기 위한 각색일 것이다.
프레디와 메리 오스틴(Mary Austin)의 관계도 영화와 현실이 다르다. 영화에서는 메리가 그의 유일한 사랑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프레디는 메리를 평생의 친구로 여겼을 뿐 이후에도 다양한 연인 관계를 가졌다. 그는 메리를 가족처럼 여겼고, 사후에도 재산을 메리에게 남겼지만, 그의 삶은 영화보다 복잡했다. 'Live Aid' 공연이 퀸의 부활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영화에서는 강조되었다. 실제로 퀸은 이미 'The Works' 앨범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Live Aid' 무대에서의 폭발적인 퍼포먼스는 퀸을 세계적인 스타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했다. 프레디 역을 맡은 라미 말렉(Rami Malek)은 제스처와 무대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영화적 각색을 더하여 재미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퀸의 음악을 새로운 세대에게 소개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퀸의 음악을 사랑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여러 각색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퀸의 음악과 프레디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고 관심을 가지려는 팬들이 늘어났다. 여전히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보헤미안 랩소디가 빠지지 않는다. 다른 앨범들도 모두 명반이라 거를 곡이 없을 정도다. 퀸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다.